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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좁아진 고용시장, 청년·여성·일용직부터 밀려났다

작성자
복다설
작성일
20-05-14 21:27
조회
466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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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경제활동인구 20년 만에 최대 감소
- 청년층 채용 끊기고 육아·가사 인구 증가
- 벼랑 끝 비정규직…임시근로자 12% 급감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고용시장이 좁아지자 가장자리에 선 사람들부터 밀려났다. 지난달 고용시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업자와 실업자가 모두 감소하는 대신 비경제활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며 전체적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여파로 고용시장 가장 변방에 서 있던 청년, 여성,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이 고용절벽으로 내몰리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채용 끊기자…구직조차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 급증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선 고용시장 자체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통계청은 15세 이상 인구를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누는데 취업자와 실업자는 모두 경제활동인구에 들어간다. 취업에 성공하지 못해 실업 상태더라도 구직이라는 경제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미치기 전인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고용시장에서 경제활동인구는 늘고 비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들었다. 구직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며 정부 공공일자리 정책 영향 등으로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면서 실업자는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3월에 이어 지난달엔 반대로 경제활동인구는 줄고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었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는 55만명 줄고 비경제활동인구는 83만1000명 늘었다.

이는 통계 비교가 가능한 2000년 6월 이후 각각 최대로 줄고, 최대로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실업자가 감소하고 실업률도 떨어졌지만, 이는 구직 자체를 포기하면서 사람이 늘어난 영향인 만큼 긍정적 지표가 아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감염 사태로 구직활동이 예년보다 둔화하는 측면이 있다”며 “교육이나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등 일부 활동이 재개되는 업종이 있어 앞으로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단순히 ‘쉬었다’고 응답한 인구는 43만7000명(22.2%) 늘어난 240만8000명이었다. 특히 취업할 수 있었지만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는 등의 이유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구직단념자가 61만1000명으로 4월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청년·여성 타격…임시직 노동자는 30년 만에 최대 감소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취약계층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먼저 세대별로는 청년층 피해가 컸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2.0%포인트 감소한 40.9%를 기록했다.

고용률은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지만 청년층에서 유독 감소 폭이 컸다. 청년층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6.6%로 관련 지표를 작성한 2015년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에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실업상태에 있던 사람들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아예 비경제활동인구로 대거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는 여성 고용률이 더 크게 하락했다. 남성 고용률은 1.3%포인트 하락한 69.3%, 여성 고용률은 1.6%포인트 하락한 49.8%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가사·육아 상태에 있다고 응답한 인구가 급증해 여성 노동자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집안일을 하고 있다고 답한 비경제활동인구는 22만4000명 급증한 604만명으로 지난 2011년 9월(25만1000명) 이후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육아를 선택한 비경제활동인구는 122만3000명으로 지난달 증가 폭(5만5000명)이 지난 2015년 4월(6만6000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컸다.

이와 함께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는 임시·일용직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근로자는 58만7000명(12.0%) 감소해 1990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일용근로자 역시 19만5000명(13.7%) 감소하며 지난 2016년 5월(27만1000명) 이래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이 역시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미 최악 기록을 세웠지만 5월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데다가 고용지표는 경기 상황을 뒤늦게 반영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손쓰기 어려운 수출 악화가 이어지고 제조업과 운송업 등 산업 전반으로 고용 충격이 퍼질 것”이라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5월엔 고용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조해영 (hych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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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에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지만, 백화점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원상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샤넬 매장 대기 고객 수가 나타난 태블릿 화면. /한예주 기자

샤넬 가격 인상에 백화점 '장사진'…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낮은 수익률에 근심

[더팩트|한예주 기자] "고객님 앞으로 대기만 193팀입니다. 오늘 못 들어가실 수 있어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 인상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1시.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 명품관에 입정한 샤넬 매장 앞에는 인상된 가격표가 붙기 전 서둘러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보통 명품 매장은 점원이 일대일로 응대할 수 있는 수만큼 고객을 들여보내기 때문에 바로 입장하지 못했다면 매장 앞에서 대기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다행히 샤넬 직원들이 태블릿을 통해 대기 등록을 받으면서 매장 앞에 긴 행렬이 이어지진 않았지만, 기기에 찍혀 있는 대기인원 수는 무려 193명에 달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지 살펴보기 위해 194번째 접수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차례가 되면 스마트폰을 통해 알람이 갈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끝내 휴대폰은 울리지 않았고, 결국 백화점 영업시간이 끝났다.

이처럼 갑자기 샤넬 매장이 장사진을 이룬 이유는 샤넬이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고객들과 주요 명품 브랜드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4일 샤넬이 제품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얘기가 일부 알음알음 전해지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실제 지난 11일(현지시각) 유럽 등에서 샤넬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인상설'에 대한 설득력은 더욱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클래식백과 보이백 등 인기 핸드백 가격을 7~17%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래식 미디엄 핸드백의 경우 현재 715만 원에서 819만 원으로 14.6% 오르게 된다. 무려 100만 원 인상이다. 샤넬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샤넬코리아에선 공식적으로 가격 인상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격 인상 전 상품을 구매하려는 잠재 수요와 함께, 매년 가격이 치솟는 해외 명품 특성을 고려해 '샤테크(샤넬+재테크)'를 노리는 고객 수요가 겹치고 있다.

급기야 백화점 앞에서 개장을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면 매장 안으로 달려가는 일명 '오픈런(Open Run)' 대란이 펼쳐지기도 했다. 가격 인상을 기점으로 웃돈을 얹어 되팔려는 사람(일명 '리셀러')들의 움직임은 유통업계에선 흔한 일이다.

일부 서울 주요 백화점의 경우 오후 1시에 이미 대기 인원이 193명에 달할 만큼 샤넬 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한예주 기자

주요 백화점들은 샤넬뿐만 아니라 주요 명품업체가 가격을 올릴 때마다 고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새삼스럽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급격하게 되살아나는 이른바 '보상소비' 영향으로 내국인 수요는 확실히 많아졌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 가격 인상 전 오픈런이 종종 발생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한 것 같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쌓인 스트레스 해소와 코로나19로 무산된 해외여행 자금을 쇼핑에 쓰는 '보복소비'가 명품 구매력 증가에 일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보통 줄을 서는 것은 중국인들이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내국인이 확실히 많아졌다"면서 "100만 원 이상 가격이 인상된다는 소식에 리셀러들이 많이 백화점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중고나라에 샤넬백이 올라오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답했다.

백화점업계는 코로나19로 침체돼 있던 소비 심리가 점차 회복되는 모양새에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마냥 달가워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이른 시간부터 진을 치자 자칫 백화점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상지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백화점 명품관 직원들의 신경은 모두 방역에 쏠려있다"면서 "방문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 걱정이 된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 상권에 있는 점포의 경우 확진자 발생으로 단 하루만 문을 닫아도 경제적 손실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만큼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낮은 명품 브랜드의 수수료 문제에 관한 볼멘소리도 곳곳에서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화점은 일반 패션브랜드에 대해선 약 40% 안팎의 수수료를 받지만, 유명 명품의 경우 이보다 훨씬 적은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명품 매출은 사실상 백화점 입장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며 "일반 브랜드들과 다르게 샤넬과 같은 명품은 백화점이 철저한 을의 입장이다. 수수료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지 않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걱정이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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