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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석창우 (24) 소치 패럴림픽 폐막식 시연… 공연시간 못 맞춰 고민

작성자
채도빈
작성일
20-08-13 00:29
조회
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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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인도해주시는 하나님 잊고 혼자 모든 걸 하려한 잘못 깨닫고는 주께 모두 맡기고 연습에 매진하자…석창우 화백이 2014 러시아 소치 동계장애인올림픽 폐막식에서 붓을 들고 알파인 스키, 휠체어 컬링 등 동계 장애인 올림픽 5종목을 그리는 모습.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은 지 정확히 30년이 되던 2014년 겨울, 주님은 한 번 더 날 올림픽 무대 위에 세우셨다. 이번엔 런던올림픽보다 훨씬 큰 무대로 이끄셨다. 2014 러시아 소치 동계장애인올림픽에서 폐막식 퍼포먼스를 하게 된 것이다.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후보 도시 조사평가위원회 위원들 앞에서 선보인 시연이 계기가 돼 한국 대표로 참여했다.

윤호진 총감독의 지휘 아래, 김영주 강원도립무용단장과 단원들, 시각장애인 성악가 차명연, 국악소녀 송소희, 댄스스포츠 선수 김홍인, 휠체어 공연자 김남제, 장애 가수 이아름, 예능프로그램 ‘슈퍼스타K’ 우승자 박재정 등도 공연에 참석한다고 들었다. 폐막 공연은 1부 ‘화합과 어울림의 평창’, 2부 ‘함께 즐기는 평창’으로 구성됐다. 처음 내게 주어진 시간은 8분 남짓이었다. 하지만 윤 감독이 입·퇴장 시간에 나를 더 돋보이도록 배려해줘 시간이 2분 40초 정도로 줄었다. 몇 번 리허설을 해보니 도저히 시간이 맞질 않았다. 촉박했다. 한번 시연을 하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버릴 정도였다. 일주일을 앓을 정도로 아픈 적도 있었다. 윤 감독을 찾았다. 그는 소치에 가서 한번 고민해보자고 했다.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도저히 답도 안 나오고 엄두도 나질 안았다.

다음 날이 마침 주일이라 예배에 참석했다. 하나님은 고민하던 내게 목사님을 통해 한 가지 깨달음을 주셨다. 그날 설교 말씀의 요지는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혼자 모든 걸 하려고 한다. 주님께 모든 걸 맡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가만히 설교를 들어보니 내 모습이 그랬다. 지금까지 날 자신의 프로그램 속에 넣어 이끌어 주시고 인도해주신 분은 하나님이셨다. 언젠가부터 그런 하나님을 잊고 나 혼자 모든 걸 하려 했던 것이다. 내 잘못을 깨달았다. 그 후로 기도에 더욱 매진했다.

올림픽 기간 각자가 가진 장애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각국 선수들처럼 나도 오로지 작품에 집중하며 연습을 거듭했다. 그러자 점차 내게 주어진 공연 시간에 맞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며칠 뒤 공연 리허설을 해보니 시간을 맞출 수 있겠다 싶었다. 윤 감독도 어떻게 그새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냐며 놀라워했다. 그날 리허설을 마친 내게 평소 별말 않던 아내가 처음으로 칭찬을 했다. 윤 감독의 허락으로 귀빈석에서 직접 내 작품 시연을 미리 본 아내는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최종 리허설 후 러시아 현지 진행요원이 통역을 통해 혹시 내가 쓰러지면 누가 제일 먼저 달려나가야 하는지 물었다. 난 아내를 1번으로 꼽았다. 현장 관계자들은 아내를 나로부터 최단거리에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안전뿐 아니라 모든 준비가 마무리됐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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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한국교회기도회’ 출범한국교회 지도자들이 12일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위장된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한국교회기도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12일 ‘한국교회기도회’를 출범하고 동성애를 옹호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 철회를 위해 교계 단체들과 연합해 대응키로 했다. 전국적으로 월례 조찬기도회를 조직해 해당 법안의 문제점을 홍보하고 입법 저지 활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한교총은 이날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위장된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한국교회기도회’를 갖고 한국교회기도회를 출범시켰다.

한국교회기도회에는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교단, 전국의 지역 기독교연합단체 등이 참여한다. 이날 참석자들은 2부 출범식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한국교회기도회 선언’을 발표했다. 한교총 대표회장 김태영 목사가 대표로 낭독했다.

김 목사는 “정의당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제출과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 권고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역차별 요소가 담긴 해당 법 제정을 철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국교회기도회를 구성했다”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범교회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 이 혼란을 돌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교회 중심으로 한국교회기도회를 조직해 정파적 편파성을 배제하고 범교회적으로 연합해 활동하기로 했다.

한국교회기도회는 전국 지역별로 기도회를 조직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 철회를 위한 뜻을 모은다. 국회가 위치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점 기도회 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거점 교회에서 월례 조찬기도회를 개최한다. 기도회는 교단별로 주관한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226개 시·군·구 기독교 연합회 차원에서도 기도회를 조직해 활동하기로 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방문해 반대 의견을 전달한다. 교회별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의사와 철회 요청이 담긴 현수막을 교회 건물 내외에 부착해 지역민을 상대로 해당 법안의 문제점을 알리기로 했다.

이런 활동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당과 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을 추진한다면 한국교회 차원에서 입법 저지를 위한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열어 국회와 국민을 향해 한국교회의 의사를 전하기로 했다.

김 목사는 앞선 1부 기도회 설교에서 포도원 안으로 들어온 작은 여우가 농사를 망치고 포도밭을 황폐화하는 성경 속 비유를 들며 한국교회의 경계심을 전했다. 그는 “기독교는 성 소수자를 혐오하지 않고 그들도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속 독소조항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작은 여우처럼 가정 신앙 성경의 가치를 짓밟으려는 행위를 경계하고 쫓아내자”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성 소수자를 위한 치유와 상담센터’ ‘사회적 약자 돌봄 기관’을 설립해 해당 법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양면을 보듬어 가자”고 제안했다.

음선필 홍익대 법대 교수는 특별강연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평등 원칙을 사적 분야에 적용해 자유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입법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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