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쿠데타 세력'에 '안중근 의사'까지 소환된 서욱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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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다원
- 작성일
- 20-09-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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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가 16일 진행한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서 후보자가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추미애 공방' 속 민주당의 오버…결정적 세 가지 장면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한미동맹, 전작권 환수, 9·19 남북군사합의 등 논란이 있는 굵직한 국방·안보 현안이 많은 가운데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이었다.
야당은 서 씨와 관련한 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했고, 여당은 야당이 가짜뉴스로 국론을 분열시킨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이 '쿠데타 세력', '안중근 의사'까지 소환해 서 씨를 두둔하면서 장외 설전까지 벌어졌다.
#장면1. 홍영표, '쿠데타 세력-국회 공작·조작' 발언 파문
청문회 시작부터 여야는 40분가량 의사진행 발언을 주고받으면서 서 씨 의혹에 대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먼저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서 씨 의혹을 제보한 당직사병의 실명과 얼굴을 SNS에 공개한 황희 민주당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에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서 후보자 청문회를 (야당이) 추 장관 건으로 선전장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며 "과거 군을 사유화하고, 군에서 정치에 개입하고 했던 세력들이 옛날에 민간인을 사찰, 공작하고 쿠데타도 일으켰다. 이제 그게 안 되니 그 세력이 국회에 와서 공작한다. 사실을 조작하고, 왜곡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홍 의원은 "서 씨 의혹은 야당과 보수언론이 합작해 만들어낸 가짜뉴스"라는 주장도 펼쳤다.
'쿠데타 세력의 후예', '국회 내 공작 세력', '가짜뉴스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세력' 등으로 지목된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쿠데타 세력이라면 저와 신원식 장군 두 명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진행하면 저와 신원식 의원은 퇴장하겠다"며 실제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가 약 1시간 뒤 복귀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군인답지 않게 (정부여당) 눈치를 본다", "위선적이다"라며 비판했다. /이새롬 기자
이와 관련 장외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당의 '추미애 구하기' 선동 추태가 인내의 임계치를 넘었다"며 "쿠데타를 일으킨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 단죄하며 군내 사조직을 척결한 정당은 국민의힘이 계승한 신한국당 문민정부였다. 대한민국을 군사 쿠데타와 영원히 절연시킨 정당 의원들에게 쿠데타 세력 운운이라니 제정신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했다. 야당은 가짜뉴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군 장병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해 거센 역풍을 야기했다.
누리꾼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뻔뻔함이 도를 넘었다", "어떻게 서 씨를 안중근 의사에 비유하나", "좋겠다. 엄마는 잔 다르크고 아들은 안중근 의사라.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도 청문회 추가 질의에서 "위국헌신군인본분이라는 말을 들으려면 더 낮은 자세로 군 복무를 해서 이와 같은 공정하지 않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자기가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며 "만약 우리 동네에 좌판을 깔고 있는 콩나물 파는 아주머니 아들이 이 경우라면 이 많은 (민주당) 국회의원이 벌떼처럼 일어나 그를 보호해주기 위해 노력했을까. 바로 이게 특혜의 현장이다. 독립운동했던 분들이 이런 모습을 보려고, 이런 나라를 보려고 했나. 이러고도 감히 안중근 의사의 말로 비유하는지 너무 참담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민주당은 별다른 해명 없이 안 의사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한 수정 논평을 다 냈다. 이후에도 논란이 커지자 박 원내대변인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오늘 대변인 논평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유감을 표한다"며 "앞으로 좀 더 신중한 모습으로 논평하겠다"고 사과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서 후보자에게 질의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장면2. 민주당, '추미애 구하기' vs 국민의힘, '의혹의 사실화'
청문회를 진행한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 씨 의혹을 기정사실로 규정하고 서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답을 끌어내기 위해 애썼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서 씨가 4일간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19일 병가를 받은 것은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 후보자는 "지휘관의 판단 영역으로 여기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우리 군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서 후보자의 모호한 답변에 하 의원은 "군인답지 않게 (정부여당) 눈치를 본다", "위선적이다" 등의 비판을 하기도 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익명의 제보를 인용해 "서 씨 휴가 연장과 관련해 어떤 여자분이 민원 전화를 했다"며 "신상을 기록해야 한다고 하니 이름을 이야기했는데 확인해보니 추 장관 남편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추 장관 아들 문제에 국방부가 입장 표명을 한 것을 보면서 시중에선 국방부가 아니라 '추방부'라 한다. 나라 지키는 부서가 아니라 추 장관을 지키는 부서라고 한다"며 "그런 말이 나돌 정도로 군의 위상이 폭락했다. 어떻게 군인들이 정치 쟁점의 중심에 들어오는가. 군은 조용히 검찰 수사를 보면 된다"고 질타했다.
이에 서 후보자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행정적인 문제를 비롯해 군에서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들이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군 명예를 생각해서 거짓 주장이나 가짜뉴스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며 "(서 씨 병가는) 지휘관 재량"이라고 강조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 아들 부분에 대한 시각은 국민마다 다른 것 같다"며 "아무리 양심을 걸고 보더라도 이건 특혜를 준 것이 아니다. 있는 사실을 뒤집어서 덮어씌우기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증인선서를 마친 후 선언문을 민홍철 위원장에게 전달한 후 주먹인사를 나누는 장면. /이새롬 기자
#장면3. 여야, 서욱 개인 평가는 호평 대세…청문경과보고서 속전속결 채택
서 씨에 대한 의혹으로 하루종일 공방을 주고받은 여야는 서 후보자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선 대체로 큰 이견이 없었다.
의혹을 적극적으로 제기했던 신원식 의원도 "서 후보자는 제가 보기에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도 서 후보자 인품과 능력에 대해선 여기 계신 의원 누구보다도 잘 안다. 훌륭한 분으로 60만 장병 수장이 됐다는 것에 좋게 평가한다"고 호평했다.
서 씨 의혹에 대한 질의 외에 서 후보자를 곤란하게 할 만한 질문도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청문회 질의응답은 이날 오후 8시 26분 마무리됐다.
서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국가 안보와 국방 업무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충고와 조언을 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이 되도록 앞으로도 의원들의 진심 어린 충고와 아낌없는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국방위는 13분가량 정회한 뒤 다시 회의를 열고 서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여야 이견 없이 채택했다.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서 후보자는 군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연합 및 합동 작전에 폭넓은 식견을 갖췄으며, 정예군 건설 등을 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견이 없으면 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여야 의원 모두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고, 서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속전속결로 가결됐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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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가 16일 진행한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서 후보자가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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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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