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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예술] 한 해의 마무리, 브람스의 위로

작성자
문환린
작성일
20-12-20 16:03
조회
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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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숙 서울대 작곡과 교수
올해 연말의 분위기는 무겁다.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럴, 웅장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로 즐겁게 들떴던 예전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브람스(J. Brahms)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세 곡이 연주된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으로 티켓을 예매했다. 연말에 브람스라니, 게다가 정경화와 김선욱의 연주라니! 원숙미로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낼 정경화와 차세대 대표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어떤 감동을 만들어 낼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렇지만 오늘 18일로 예정된 예술의 전당 연주회는 코로나19의 확산세 속에 연기되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려고 오래전에 구입했던 음반을 꺼내 들어 보았다. 핑커스 주커만과 다니엘 바렌보임의 명징하면서도 섬세한 음색의 연주를 들으며 새삼 브람스에 빠져들었다. 이 소나타 세 곡(op. 78, 100, 108)은 브람스가 40대 후반 이후 오랜 고민과 숙고 끝에 발표한 작품으로, 곡 하나하나가 고전적 어법과 낭만적 서정성을 균형 있게 드러내는 브람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브람스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op.78 G장조.
이 음악이 특별히 올해 연말에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브람스는 감정의 과도한 표현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내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작곡가이다. 미학자 한슬릭이 음악적 아름다움이 오로지 음악 자체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브람스를 존경하였던 것도 그 때문이다.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희생하며 드러내는 위대함, 진지함, 중후함’을 브람스 음악에서 발견한 한슬릭에 충분히 공감이 된다. 브람스는 내면의 순수함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이다.

브람스가 생을 마감하기 1년 전 음악학자 아벨(A. M. Abell)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 떠오른다. 브람스는 음악이 ‘내면적인 영혼의 에너지’이며, 음악의 힘은 ‘죽음을 육체적으로 넘어서는 실제적인 자아’를 통해 나온다고 말했다.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세 질문, 즉 어디서, 왜, 어디로라는 질문을 던질 때 자신을 뒤흔드는 음악적 진동을 감지한다’ 고백하면서, 음악은 ‘내면의 영혼의 에너지를 비추는 정신’이라고 한 말도 인상적이다.

음악의 역할은 다양하다. 아름다운 선율로 감동을 주기도 하고, 사회 현실을 반영하며 때로는 불의에 항거하기는 에너지를 뿜어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음악은 인간 본연의 정신과 영혼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임을 브람스를 통해 새삼 느낀다. 더욱이 코로나로 지친 우리에게는 브람스의 위로가 더욱 절실한 것 같다. 힘겨웠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브람스와 함께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정경화와 김선욱의 브람스 연주회는 12월 20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거리두기를 지키며 열린다고 한다. 서둘러 티켓을 구매해야 겠다.

오희숙 서울대 작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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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하는 안철수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오늘(20일)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지면서 '야권 단일 후보'를 기치로 내세웠습니다.

이른바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명분으로 야권주자들의 '빅텐트'를 세우자는 논리입니다.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야권 연대의 틀을 만들고, 2022년 대선정국까지 이어가자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안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안철수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 등을 거론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뿐 아니라 누구라도 만나서 연대와 협력을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장 국민의힘 내에서도 호응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보수 야권 플랫폼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를 주도하는 김무성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권 쟁취를 위해서는 반문연대 후보단일화가 제일 중요한데, 1단계 결실을 보았다"며 "대권을 추구했던 안 대표가 큰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 시민과 국민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이야기에 강하게 공감한다. 야권은 뭉쳐야만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의원들도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를 야권통합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윤영석), "반문연대, 야권연대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황보승희) "문재인 정권에 대항한 빅텐트가 절실히 필요"(박수영)라며 '반문연대' 제안에 호응했습니다.

쟁점은 '야권 빅텐트'의 주도권입니다. 자연스럽게 경선 스케줄과 맞물린 '빅텐트 타이밍'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당장 안 대표와 국민의힘의 '밀당'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범야권 단일화 협상 또는 결선투표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 대표는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을 뿐 구체적 언급을 피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입당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103석)과 국민의당(3석)의 의석수 격차를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석수 차이 등을 언급하며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하는 게 맞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안 대표와 막판 단일화하는 '순차 경선' 방식은 야권단일화가 아닌 본인단일화"라며 '국민의힘과 통합경선(원샷경선)'을 제안했습니다.

오신환 전 의원도 "안철수, 금태섭, 국민의힘 모든 후보들이 뛰어드는 범야권 원샷 경선"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의 최종 결단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안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려면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과 자신의 명운을 건 김종인 위원장으로서는 '야권 승리'라는 결과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명분도 포기할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의원총회 입장하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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