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아! 2.5단계"… 2단계서 버티던 뮤지컬·연극, 일제히 ‘잠시 멈춤’
- 작성자
- 문환린
- 작성일
- 20-12-0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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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고스트' '몬테크리스토' '노트르담 드 파리' 잠정 중단
'베르나르다 알바' 등 개막 앞둔 뮤지컬도 고민 깊어ⓒ세종문화회관정부가 8일 0시부터 3주간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한다. 공연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시작된 2월말과 광화문 집회 직후인 8월 말에 이어 세 번째 셧다운 사태를 겪게 됐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서울시가 ‘9시 이후 잠시 멈춤’을 시행하면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 ‘작은 아씨들’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되던 뮤지컬 ‘고스트’(19일까지 중단),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몬테크리스토’(27일까지 중단),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중인 ‘노트르담 드 파리’(13일까지 중단) 내한공연 등은 이미 공연을 잠정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공연이 중단 소식을 전하고 있다. 공연제작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는 진행 중인 공연 3편을 모두 동시에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충무아트센터 대극장과 중극장 블랙에서 각각 공연 중인 뮤지컬 ‘그날들’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이달 8~27일까지 중단하고, 최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초연을 시작한 음악극 ‘세자전’도 같은 기간 쉬어 간다.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아마데우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백암아트홀 무대에 오르고 있는 ‘미드나잇 : 액터뮤지션’,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스모크’는 27일까지, 드림아트센터에서 5일 개막한 연극 ‘비프’는 29일까지, 정동극장의 연극 ‘더 드레서’는 28일까지,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우선 20일까지 잠시 쉬어간다.
개막을 앞둔 뮤지컬도 고민이 깊다. 정동극장에서 내년 1월 22일 개막 예정이던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이달 7일 진행하려던 티켓 오픈을 잠정 보류했고, 이달 18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개막을 연기했다. 아직 연기된 개막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비수도권의 경우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어 있다. 이에 따라 뮤지컬 ‘캣츠’ 내한 공연은 예정대로 11일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다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한 자리 띄어앉기가 적용된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었어도 공연장 운영이 전면 금지되는 건 아니다. 2단계의 한 좌석 띄어앉기보다 강화된 두 칸 띄어앉기를 적용하면 공연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와 국립합창단 ‘헨델의 메시아’의 경우 방역조치를 지켜 두 좌석 띄어 앉기로 운영된다.
한 공연 관계자는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건 알지만, 무대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출혈을 감수하면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공연장에서 감염 사례가 없었던 만큼 앞으로도 안전한 환경에서 공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통 대극장의 경우 70%가 손익분기점이기 때문에, 좌석 한 칸 띄어앉기로도 출연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이어오던 제작사들 대부분이 잠정 중단을 선택하는 이유는 2.5단계에서 공연장을 열 경우 불과 30%에 해당하는 좌석만 오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연을 올릴수록 손해가 커지는 셈이다.
공연 중단을 결정한 한 제작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당시에도 금전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무대를 지키기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공연을 이어왔다. 단 하나, 무대를 지키겠다는 의지였다”면서 “그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지만 코로나 위기상황을 통감하고 공연을 중단하게 됐다. 물론 30%의 좌석밖에 오픈하지 못하는 것에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연계 대부분이 ‘잠시 멈춤’에 힘을 보태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다시 공연이 열리길 희망한다”고 바랐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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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다 알바' 등 개막 앞둔 뮤지컬도 고민 깊어ⓒ세종문화회관정부가 8일 0시부터 3주간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한다. 공연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시작된 2월말과 광화문 집회 직후인 8월 말에 이어 세 번째 셧다운 사태를 겪게 됐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서울시가 ‘9시 이후 잠시 멈춤’을 시행하면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 ‘작은 아씨들’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되던 뮤지컬 ‘고스트’(19일까지 중단),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몬테크리스토’(27일까지 중단),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중인 ‘노트르담 드 파리’(13일까지 중단) 내한공연 등은 이미 공연을 잠정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공연이 중단 소식을 전하고 있다. 공연제작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는 진행 중인 공연 3편을 모두 동시에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충무아트센터 대극장과 중극장 블랙에서 각각 공연 중인 뮤지컬 ‘그날들’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이달 8~27일까지 중단하고, 최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초연을 시작한 음악극 ‘세자전’도 같은 기간 쉬어 간다.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아마데우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백암아트홀 무대에 오르고 있는 ‘미드나잇 : 액터뮤지션’,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스모크’는 27일까지, 드림아트센터에서 5일 개막한 연극 ‘비프’는 29일까지, 정동극장의 연극 ‘더 드레서’는 28일까지,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우선 20일까지 잠시 쉬어간다.
개막을 앞둔 뮤지컬도 고민이 깊다. 정동극장에서 내년 1월 22일 개막 예정이던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이달 7일 진행하려던 티켓 오픈을 잠정 보류했고, 이달 18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개막을 연기했다. 아직 연기된 개막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비수도권의 경우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어 있다. 이에 따라 뮤지컬 ‘캣츠’ 내한 공연은 예정대로 11일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다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한 자리 띄어앉기가 적용된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었어도 공연장 운영이 전면 금지되는 건 아니다. 2단계의 한 좌석 띄어앉기보다 강화된 두 칸 띄어앉기를 적용하면 공연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와 국립합창단 ‘헨델의 메시아’의 경우 방역조치를 지켜 두 좌석 띄어 앉기로 운영된다.
한 공연 관계자는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건 알지만, 무대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출혈을 감수하면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공연장에서 감염 사례가 없었던 만큼 앞으로도 안전한 환경에서 공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통 대극장의 경우 70%가 손익분기점이기 때문에, 좌석 한 칸 띄어앉기로도 출연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이어오던 제작사들 대부분이 잠정 중단을 선택하는 이유는 2.5단계에서 공연장을 열 경우 불과 30%에 해당하는 좌석만 오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연을 올릴수록 손해가 커지는 셈이다.
공연 중단을 결정한 한 제작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당시에도 금전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무대를 지키기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공연을 이어왔다. 단 하나, 무대를 지키겠다는 의지였다”면서 “그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지만 코로나 위기상황을 통감하고 공연을 중단하게 됐다. 물론 30%의 좌석밖에 오픈하지 못하는 것에 따른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연계 대부분이 ‘잠시 멈춤’에 힘을 보태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다시 공연이 열리길 희망한다”고 바랐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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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소위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 했다. 이에 법사위 소위 회의실 앞에 모여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을 규탄하며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국회사진취재단
'패스트트랙 데자뷔' 국민의힘 "의회독재 막아내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회비리 냄새풀풀 국민들이 분노한다! 합의파기 날치기 처리 의회독재 막아내자! 권력비리 은폐하는 공수처를 포기하라! 안하무인 국민무시 민주당은 독재정당!"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 회의실 앞에선 익숙한(?) 구호 소리가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집단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법안소위에 상정된 법안 중 5·18특별법(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 등 이날 소위에 상정된 법안을 단독 의결 처리했다. 공수처법 개정안도 표결에 부쳐질 뻔 했지만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하면서 논의는 8일 오전 9시에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다시 단독 소위를 열어 상법 개정안 등 논의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의원 수십여 명은 여당의 단독 법안 처리에 회의실 앞에 피켓을 들고 나타나 항의하기 시작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민주당의 술책에 농락당했다고 보는 것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상법 개정도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우리 경제가 지탱할 수 있는 정도에서 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 제대로 수렴하고 정말 심사숙고하자고 제안했음에도 막무가내로 상법 개정안을 심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소위에) 들어가 있으면 들러리 선 상태에서 (민주당) 본인들 뜻대로 밀어붙이고, 저희가 들어가면 들러리 없는 상태에서 밀어붙인다. 이게 정상적인 국회가 맞느냐"며 "저희가 저항하고 싶어도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말 안타깝다. 국민들 께서 아닌 건 아니라고 따끔하게 지적해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4월말 선거법 개정을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려는 정의당 의원들을 막아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 /이새롬 기자
이날 법사위 소위 회의실 앞에선 피켓을 든 수십명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몰려든 취재진이 뒤엉켜 지난해 4월 있었던 패스스트랙 정국을 방불케했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원장 복도에서 팔짱을 끼고 드러누워 선거법 개정안을 반대한 바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의원·보좌진·당직자가 모두 동원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등 저항행동을 이어갔다. 다만 이번엔 스크럼을 짜고, 대열을 맞출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전국은 거리두기 2.5단계, 서울시는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의장 앞에 모인 의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다수 언론에서 집회를 제한하는 방역수칙 위반을 지적하는 내용이 나오자 의원들은 1.5m씩 떨어져 자리를 유지했다. 일부 의원들은 "취재진도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여야는 극심한 갈등 끝에 공수처법 개정안에 이어 상법 개정안도 안건조정위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법사위 여당 간사이자 1소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수처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식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안건조정위에선 최대 90일간 안건을 논의할 수 있다. 여당은 안건조정위 구성 후 법안처리를 강행할 전망이다. 백 의원은 이와 관련해 "(90일은) 최대 기간이고 바로 처리가 가능하다.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바로 처리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안건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위 회의실로 입장하는 여당 의원들을 강하게 규탄했다. 취재진과 의원들이 한데 뒤엉켜 있다. /문혜현 기자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는 여야 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조정이 필요할 때 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의 요구로 구성된다. 법사위원장은 소속 위원 중 간사와 협의해 안건조정위원장을 선임하며, 조정위원 6명은 '제1교섭단체에 속하는 위원'과 '제1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위원' 동수로 이뤄진다.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간사에게 3명의 조정위원 추천을 요청하였고, 비교섭단체 조정위원은 최강욱의원으로 구성할 예정"이라며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에게는 2명의 조정위원 추천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고사상태에 빠진 우리 경제를 어떻게 망치려고 이 어려운 시기에 경제3법을 개악하려 하느냐"며 공수처법 개정안과 관련해 "오늘 오후 6시까지 (안건조정위) 명단을 제출하려고 한다"면서 "상법도 시간에 맞춰 추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여당의 단독 법안 의결 시도에 강하게 대응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있었던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본회의가 열리는 9일까지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한다. 본회의 당일엔 필리버스터로 항의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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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 회의실 앞에선 익숙한(?) 구호 소리가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집단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법안소위에 상정된 법안 중 5·18특별법(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 등 이날 소위에 상정된 법안을 단독 의결 처리했다. 공수처법 개정안도 표결에 부쳐질 뻔 했지만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하면서 논의는 8일 오전 9시에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다시 단독 소위를 열어 상법 개정안 등 논의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의원 수십여 명은 여당의 단독 법안 처리에 회의실 앞에 피켓을 들고 나타나 항의하기 시작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민주당의 술책에 농락당했다고 보는 것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상법 개정도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우리 경제가 지탱할 수 있는 정도에서 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 제대로 수렴하고 정말 심사숙고하자고 제안했음에도 막무가내로 상법 개정안을 심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소위에) 들어가 있으면 들러리 선 상태에서 (민주당) 본인들 뜻대로 밀어붙이고, 저희가 들어가면 들러리 없는 상태에서 밀어붙인다. 이게 정상적인 국회가 맞느냐"며 "저희가 저항하고 싶어도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말 안타깝다. 국민들 께서 아닌 건 아니라고 따끔하게 지적해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4월말 선거법 개정을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려는 정의당 의원들을 막아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 /이새롬 기자
이날 법사위 소위 회의실 앞에선 피켓을 든 수십명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몰려든 취재진이 뒤엉켜 지난해 4월 있었던 패스스트랙 정국을 방불케했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원장 복도에서 팔짱을 끼고 드러누워 선거법 개정안을 반대한 바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의원·보좌진·당직자가 모두 동원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등 저항행동을 이어갔다. 다만 이번엔 스크럼을 짜고, 대열을 맞출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전국은 거리두기 2.5단계, 서울시는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의장 앞에 모인 의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다수 언론에서 집회를 제한하는 방역수칙 위반을 지적하는 내용이 나오자 의원들은 1.5m씩 떨어져 자리를 유지했다. 일부 의원들은 "취재진도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여야는 극심한 갈등 끝에 공수처법 개정안에 이어 상법 개정안도 안건조정위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법사위 여당 간사이자 1소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수처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식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안건조정위에선 최대 90일간 안건을 논의할 수 있다. 여당은 안건조정위 구성 후 법안처리를 강행할 전망이다. 백 의원은 이와 관련해 "(90일은) 최대 기간이고 바로 처리가 가능하다.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바로 처리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안건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위 회의실로 입장하는 여당 의원들을 강하게 규탄했다. 취재진과 의원들이 한데 뒤엉켜 있다. /문혜현 기자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는 여야 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조정이 필요할 때 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의 요구로 구성된다. 법사위원장은 소속 위원 중 간사와 협의해 안건조정위원장을 선임하며, 조정위원 6명은 '제1교섭단체에 속하는 위원'과 '제1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위원' 동수로 이뤄진다.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간사에게 3명의 조정위원 추천을 요청하였고, 비교섭단체 조정위원은 최강욱의원으로 구성할 예정"이라며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에게는 2명의 조정위원 추천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고사상태에 빠진 우리 경제를 어떻게 망치려고 이 어려운 시기에 경제3법을 개악하려 하느냐"며 공수처법 개정안과 관련해 "오늘 오후 6시까지 (안건조정위) 명단을 제출하려고 한다"면서 "상법도 시간에 맞춰 추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여당의 단독 법안 의결 시도에 강하게 대응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있었던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본회의가 열리는 9일까지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한다. 본회의 당일엔 필리버스터로 항의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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