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공들인 세계유산 공주 공산성 성벽 폭우로 붕괴 [오래 전 '이날']
- 작성자
- 궁이동
- 작성일
- 20-08-0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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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29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세계유산인 충남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의 성벽 일부가 무너져 문화재청이 긴급 보수에 나섰다. 공주 공산성 붕괴 구간. 연합뉴스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던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가 4대강 공사로 훼손될 위기에 놓인 상황을 전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4대강 공사로 문화유산과 주변 환경이 왜곡될 경우 세계유산 등재는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는데요. 당시 보도를 보면 충남도가 2010년 1월 공주·부여의 문화유산(19개 유적)을 9개 지구로 묶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다는 목표를 정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올렸습니다. ‘잠정목록’ 등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첫번째 관문입니다.
하지만 4대강 공사 강행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유적의 보존상태와 주변 자연환경과의 조화’, 즉 ‘완전성(Integrity)’이 세계유산 등재의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인데요. 자칫 4대강 사업이 세계유산 등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금강 지류에 있는 부여 왕흥사지(사적 427호) 일대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습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왕흥사지와 부소산성, 낙화암 일대에서는 4대강 준설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놀이기구까지 설치할 계획이 있다”면서 “이런 사적(史蹟)공간을 마구 파헤쳐 원형을 바꾸면 세계유산의 까다로운 기준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화재청은 브리핑을 통해 “4대강 사업이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잠정’ 세계유산 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발굴조사에서 중요 유구ㆍ유물이 확인되면 이를 보존해 역사공원으로 조성하겠다”며 “세계유산 등재 잠정목록에 포함된 공주ㆍ부여 역사문화지구의 지정문화재가 4대강 사업 등으로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보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경향신문은 2010년 8월4일 1면 기사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가 4대강 공사로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결국 수년 간 각계 각층의 노력 끝에 충남 공주와 부여, 전북 익산 일대 백제 시대 유적이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유네스코는 “백제 유적이 높은 문화 수준과 함께 고대 동아시아 왕국들의 교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 유적은 충남 공주 공산성과 부여 정림사지, 전북 익산의 왕궁리 유적 등 8곳입니다.
그 후 문화재청은 자치단체 등과 함께 2030년까지 이들 유적을 ‘백제역사문화도시’로 묶는 복원·정비사업을 진행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내린 폭우로 세계 문화유산인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의 성벽 10m가량이 무너졌습니다. 문화재청과 공주시는 “호우로 공산성 임류각 동쪽 은개골로 이어지는 급경사 구간에 빗물이 성벽으로 흘러 무거워진 데다, 성벽 아래 흙이 비에 쓸리면서 밑에 있는 돌들이 빠져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올 여름 장마에 따른 집중호우로 공주 공산성 성벽 붕괴를 포함해 10여건의 문화재 피해가 속출해 응급조치가 진행중이지만, 주중 예고된 태풍까지 덮치면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세계유산을 만들어줘도 감당하지 못 하는 국가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문화유산을 '세계적 수준'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하고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 장도리
[경향신문]
지난달 29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세계유산인 충남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의 성벽 일부가 무너져 문화재청이 긴급 보수에 나섰다. 공주 공산성 붕괴 구간. 연합뉴스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던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가 4대강 공사로 훼손될 위기에 놓인 상황을 전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4대강 공사로 문화유산과 주변 환경이 왜곡될 경우 세계유산 등재는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는데요. 당시 보도를 보면 충남도가 2010년 1월 공주·부여의 문화유산(19개 유적)을 9개 지구로 묶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다는 목표를 정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올렸습니다. ‘잠정목록’ 등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첫번째 관문입니다.
하지만 4대강 공사 강행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유적의 보존상태와 주변 자연환경과의 조화’, 즉 ‘완전성(Integrity)’이 세계유산 등재의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인데요. 자칫 4대강 사업이 세계유산 등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금강 지류에 있는 부여 왕흥사지(사적 427호) 일대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습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왕흥사지와 부소산성, 낙화암 일대에서는 4대강 준설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놀이기구까지 설치할 계획이 있다”면서 “이런 사적(史蹟)공간을 마구 파헤쳐 원형을 바꾸면 세계유산의 까다로운 기준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화재청은 브리핑을 통해 “4대강 사업이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잠정’ 세계유산 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발굴조사에서 중요 유구ㆍ유물이 확인되면 이를 보존해 역사공원으로 조성하겠다”며 “세계유산 등재 잠정목록에 포함된 공주ㆍ부여 역사문화지구의 지정문화재가 4대강 사업 등으로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보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경향신문은 2010년 8월4일 1면 기사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가 4대강 공사로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결국 수년 간 각계 각층의 노력 끝에 충남 공주와 부여, 전북 익산 일대 백제 시대 유적이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유네스코는 “백제 유적이 높은 문화 수준과 함께 고대 동아시아 왕국들의 교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 유적은 충남 공주 공산성과 부여 정림사지, 전북 익산의 왕궁리 유적 등 8곳입니다.
그 후 문화재청은 자치단체 등과 함께 2030년까지 이들 유적을 ‘백제역사문화도시’로 묶는 복원·정비사업을 진행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내린 폭우로 세계 문화유산인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의 성벽 10m가량이 무너졌습니다. 문화재청과 공주시는 “호우로 공산성 임류각 동쪽 은개골로 이어지는 급경사 구간에 빗물이 성벽으로 흘러 무거워진 데다, 성벽 아래 흙이 비에 쓸리면서 밑에 있는 돌들이 빠져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올 여름 장마에 따른 집중호우로 공주 공산성 성벽 붕괴를 포함해 10여건의 문화재 피해가 속출해 응급조치가 진행중이지만, 주중 예고된 태풍까지 덮치면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세계유산을 만들어줘도 감당하지 못 하는 국가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문화유산을 '세계적 수준'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하고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 장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