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발 상속세제 개편 '시동' …세계최고 세율 놔두고 할부기간만 늘리나
- 작성자
- 가병휘
- 작성일
- 20-11-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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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기재부, 기재위 조세소위서 상속세 논의 한뜻
최고세율·분할납부 기한 등 상속세 전반 논의 전망
분납기한 확대 유력…홍남기 "세율완화 검토 안해"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이후 1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회와 정부가 상속세 개편 논의에 착수한다.
정부 내에서 상속세 개편 필요성에 대해 처음 언급한 것은 경제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그는 지난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리적 상속세 논의가 필요하다’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현행 상속세제로 인한 극단적 부작용이 있다면 추가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기재부는 이후 국회 기재위의 ‘외국 투기자본으로부터 성실히 일하는 기업가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 등을 포함해 상속세 전반에 대한 합리적 개선을 검토하라’는 예산안 예비심사 보고서 부대의견에 수용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조세소위에서 상속세제 개편에 대한 국회와 정부간 논의가 이뤄지게 된다.
다만 국회와 정부 측 모두 이번 논의에 대해 세율 조정 등의 특정한 방향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국회 기재위 소속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일단 상속세제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세율의 적절성을 포함해 현행 상속세제에 대한 개편 필요성에 대해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상속세제가 현실과 부합하는 지 등에 대해 먼저 살펴본 뒤 이후 개편방안을 논의한다는 얘기다.
재계 “실효세율, 세계 최고…경영권 위협”
현행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다. 상속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10억4000만원을 납부하고 30억원을 넘는 부분에 대해선 50%를 납부해야 한다. 이 같은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다.
재계에서는 여기에 더해 최대주주 보유주식에 할증 기준을 적용할 경우 최고세율은 60%를 넘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대주주 상속세 할증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의 과반 이상을 보유한 대기업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하는 경우 10~30%를 할증하는 제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율은 OECD 국가 중 세 번째였다.
이건희 회장 지분 보유 가치를 18조2251억원으로 평가할 경우 우리나라 상속세는 10조5905억원(실효세율 58.2%)이다. 같은 금액을 상속할 경우 일본은 10조원(55%), 미국 7조2700억원(39.9%), 독일 5조4600억원(30%), 영국 3조6400억원(20%)이다. 이때문에 재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상속세가 경영권 승계를 불확실하게 한다며 최고세율 인하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상속세의 이중 과세 문제도 제기한다. 소득세가 과세된 세후소득이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상속세가 높으면 소득세가 낮든지 그 반대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OECD 내 두번째로 높은 상속세율을 유지하며 소득세 최고세율(14위)마저 계속 올라 세 부담을 높인다는 비판이다.
국회에서도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지난 9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40%로 낮추도록 하고 있다. 권 의원은 제안이유를 통해 “전체 세수의 1%대에 불과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 기업승계를 원활하게 해 법인세와 소득세를 더 걷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판 의원이 대표발의안 개정안은 한 발 더 나아가 최고세율을 절반(25%)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최고세율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애초 상속세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데다가 현 시점에서의 상속세 최고세율 조정이 자칫 ‘삼성 특혜’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與 내부서 상속세 개편 반대…“감세, 정치적 결정 영역”
여당 내부에서도 상속세 조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내 진보 진영 목소리를 대변해온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세금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양보할 수 없는 핵심적 질서”라며 “국민은 기업가들이 세금 낼 것은 내고 감당할 것 감당하며 경영권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 각종 꼼수와 특혜를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용납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도 “증세나 감세의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기재부 등 일개 부처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정치적 결정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도 세율 조정에 대해선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상속세 완화’ 가능성을 묻는 정일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삼성 상속세와 관련해서도 “현행 법적 테두리 내에서 진행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세율이 높다는 지적은 있지만 특별히 별도로 다룰 상황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상속세 개편 논의도 결국 세율은 그대로 둔 채 지엽적 부분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가장 가능성이 크게 거론되는 것은 현재 5년인 분할납부 기한을 확대하는 안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분할납부 기한 연장은 수용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의 사례를 들 경우 5년 분납의 경우 매년 2조원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분할납부 기한을 10~15년으로 확대할 경우 연간 납부 금액은 7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김용판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도 분할납부 기한을 10년으로 연장하도록 하고 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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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기재부, 기재위 조세소위서 상속세 논의 한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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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에서 상속세 개편 필요성에 대해 처음 언급한 것은 경제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그는 지난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리적 상속세 논의가 필요하다’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현행 상속세제로 인한 극단적 부작용이 있다면 추가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기재부는 이후 국회 기재위의 ‘외국 투기자본으로부터 성실히 일하는 기업가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 등을 포함해 상속세 전반에 대한 합리적 개선을 검토하라’는 예산안 예비심사 보고서 부대의견에 수용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조세소위에서 상속세제 개편에 대한 국회와 정부간 논의가 이뤄지게 된다.
다만 국회와 정부 측 모두 이번 논의에 대해 세율 조정 등의 특정한 방향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국회 기재위 소속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일단 상속세제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세율의 적절성을 포함해 현행 상속세제에 대한 개편 필요성에 대해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상속세제가 현실과 부합하는 지 등에 대해 먼저 살펴본 뒤 이후 개편방안을 논의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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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다. 상속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10억4000만원을 납부하고 30억원을 넘는 부분에 대해선 50%를 납부해야 한다. 이 같은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다.
재계에서는 여기에 더해 최대주주 보유주식에 할증 기준을 적용할 경우 최고세율은 60%를 넘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대주주 상속세 할증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의 과반 이상을 보유한 대기업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하는 경우 10~30%를 할증하는 제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율은 OECD 국가 중 세 번째였다.
이건희 회장 지분 보유 가치를 18조2251억원으로 평가할 경우 우리나라 상속세는 10조5905억원(실효세율 58.2%)이다. 같은 금액을 상속할 경우 일본은 10조원(55%), 미국 7조2700억원(39.9%), 독일 5조4600억원(30%), 영국 3조6400억원(20%)이다. 이때문에 재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상속세가 경영권 승계를 불확실하게 한다며 최고세율 인하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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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김용판 의원이 대표발의안 개정안은 한 발 더 나아가 최고세율을 절반(25%)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최고세율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애초 상속세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데다가 현 시점에서의 상속세 최고세율 조정이 자칫 ‘삼성 특혜’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與 내부서 상속세 개편 반대…“감세, 정치적 결정 영역”
여당 내부에서도 상속세 조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내 진보 진영 목소리를 대변해온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세금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양보할 수 없는 핵심적 질서”라며 “국민은 기업가들이 세금 낼 것은 내고 감당할 것 감당하며 경영권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 각종 꼼수와 특혜를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용납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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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도 세율 조정에 대해선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상속세 완화’ 가능성을 묻는 정일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삼성 상속세와 관련해서도 “현행 법적 테두리 내에서 진행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세율이 높다는 지적은 있지만 특별히 별도로 다룰 상황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상속세 개편 논의도 결국 세율은 그대로 둔 채 지엽적 부분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가장 가능성이 크게 거론되는 것은 현재 5년인 분할납부 기한을 확대하는 안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분할납부 기한 연장은 수용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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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 200명 넘어…수도권, 평균 100명 육박
정부, 수도권·강원에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예비경보 발령
전문가 “추워진 날씨에 미세먼지까지…바이러스에 유리한 조건”15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직원과 환자·보호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전남대병원은 최근 소속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진과 환자·보호자가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세 자릿수를 보이면서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15일(205명)과 전날(208명)에 이어 16일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223명을 기록, 사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주말과 휴일에는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평일보다 대폭 줄어들면서 신규 확진자도 줄어드는게 보통인데, 주말 연이은 200명대 확진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추워진 날씨에 잠잠하던 미세먼지까지 다시 심해지면서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조건이 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9월 대유행 당시와는 달리 ‘조용한 전파’에 의한 재유행 문턱까지 왔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 200명대…수도권 일 평균 100명 육박=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23명이다. 15일 208명, 14일 205명에 이어 사흘 연속 200명 선을 넘었다. 200명대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본격화했던 9월 초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특히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대폭 줄어든 주말임에도 2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를 일별로 보면 124명→97명→75명→118명→125명→145명→89명→143명→126명→100명→146명→143명→191명→205명→208명→223명 등으로 단 3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일주일 간 확진자 수는 연일 증가세다.
방역당국이 유행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는 지역발생 확진자 규모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서울 79명, 경기 39명, 인천 10명 등 수도권이 128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엿새 연속(113명→128명→162명→166명→176명→193명) 100명대를 나타냈고 어제는 200명에 육박하며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3일부터 사흘 연속(113명→109명→124명) 100명대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최근 1주일(9∼15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89.9명으로, 1.5단계 기준(100명 이상)에 다가섰다. 수도권 내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3∼15일(113명→109명→124명)에 이어 나흘째 100명대를 나타냈다. 강원의 경우 지난 9일부터 일별로 11명→3명→8명→6명→23명→18명→19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면서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이미 1.5단계 범위(10명 이상)에 들어왔다.
▶수도권·강원·충청 등 전국에서 산발적 감염 지속=최근 감염 사례들은 특정 시설이나 장소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지는 대규모 집단감염이 없는데도 요양원, 의료기관, 군부대, 기업, 직장, 지하철역, 가족·지인모임 등을 고리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수도권의 경우 서울 동대문구 에이스희망케어센터(누적 65명)를 비롯해 강남구 역삼역(31명), 용산구 국방부 직할 국군복지단(19명),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 및 안양시 요양시설(159명) 등 다양한 시설과 장소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강원과 충청, 호남권에서도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강원 철원군의 한 장애인 요양원에서는 이틀 전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해 총 6명이 확진됐으며 또 인제군 지인모임(29명)과 강원 교장 연수 프로그램(16명) 사례에서도 추가 감염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 밖에 충남 서산 군부대(9명), 충남 아산의 한 직장(49명), 광주 전남대병원(9명), 전남 광양시 기업(25명) 등 비수도권 곳곳에서도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일단 수도권과 강원권에 대한 거리두기 단계 격상 가능성을 알리는 예비 경보를 발령하고 국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를 요청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에서 “가족과 지인 간의 모임, 다중이용시설 등 일상생활에서 주로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일상 감염이라는 새로운 감염양상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감염 속도를 고려하면 현재 상황은 매우 위태로운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겨울 날씨·미세먼지…“3차 대유행 우려스러워”=이처럼 전국에서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지속되면서 지난 2월과 8월에 이어 3차 대유행이 오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월 중순이 되면서 겨울이 시작되는 추워진 날씨에는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의 증식이 더 활발해진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월 대구 신천지나 8월 집회를 통한 대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올지는 알 수 없으나 오히려 소규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더 큰 위험 신호로 보고 거리두기 조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와 함께 다시 나빠진 미세먼지 상황도 위험 요인이다. 김 교수는 “중국의 공장이 멈추면서 잠잠했던 미세먼지 농도가 최근 중국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다시 나빠지고 있다”며 “미세먼지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발현율을 높인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겨울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3차 대유행이 오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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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도권·강원에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예비경보 발령
전문가 “추워진 날씨에 미세먼지까지…바이러스에 유리한 조건”15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직원과 환자·보호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전남대병원은 최근 소속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진과 환자·보호자가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세 자릿수를 보이면서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15일(205명)과 전날(208명)에 이어 16일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223명을 기록, 사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주말과 휴일에는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평일보다 대폭 줄어들면서 신규 확진자도 줄어드는게 보통인데, 주말 연이은 200명대 확진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추워진 날씨에 잠잠하던 미세먼지까지 다시 심해지면서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조건이 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9월 대유행 당시와는 달리 ‘조용한 전파’에 의한 재유행 문턱까지 왔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 200명대…수도권 일 평균 100명 육박=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23명이다. 15일 208명, 14일 205명에 이어 사흘 연속 200명 선을 넘었다. 200명대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본격화했던 9월 초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특히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대폭 줄어든 주말임에도 2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를 일별로 보면 124명→97명→75명→118명→125명→145명→89명→143명→126명→100명→146명→143명→191명→205명→208명→223명 등으로 단 3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일주일 간 확진자 수는 연일 증가세다.
방역당국이 유행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는 지역발생 확진자 규모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서울 79명, 경기 39명, 인천 10명 등 수도권이 128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엿새 연속(113명→128명→162명→166명→176명→193명) 100명대를 나타냈고 어제는 200명에 육박하며 갈수록 증가 폭이 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3일부터 사흘 연속(113명→109명→124명) 100명대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최근 1주일(9∼15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89.9명으로, 1.5단계 기준(100명 이상)에 다가섰다. 수도권 내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3∼15일(113명→109명→124명)에 이어 나흘째 100명대를 나타냈다. 강원의 경우 지난 9일부터 일별로 11명→3명→8명→6명→23명→18명→19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면서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이미 1.5단계 범위(10명 이상)에 들어왔다.
▶수도권·강원·충청 등 전국에서 산발적 감염 지속=최근 감염 사례들은 특정 시설이나 장소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지는 대규모 집단감염이 없는데도 요양원, 의료기관, 군부대, 기업, 직장, 지하철역, 가족·지인모임 등을 고리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발적 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수도권의 경우 서울 동대문구 에이스희망케어센터(누적 65명)를 비롯해 강남구 역삼역(31명), 용산구 국방부 직할 국군복지단(19명),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 및 안양시 요양시설(159명) 등 다양한 시설과 장소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강원과 충청, 호남권에서도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강원 철원군의 한 장애인 요양원에서는 이틀 전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해 총 6명이 확진됐으며 또 인제군 지인모임(29명)과 강원 교장 연수 프로그램(16명) 사례에서도 추가 감염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 밖에 충남 서산 군부대(9명), 충남 아산의 한 직장(49명), 광주 전남대병원(9명), 전남 광양시 기업(25명) 등 비수도권 곳곳에서도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일단 수도권과 강원권에 대한 거리두기 단계 격상 가능성을 알리는 예비 경보를 발령하고 국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를 요청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에서 “가족과 지인 간의 모임, 다중이용시설 등 일상생활에서 주로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일상 감염이라는 새로운 감염양상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감염 속도를 고려하면 현재 상황은 매우 위태로운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겨울 날씨·미세먼지…“3차 대유행 우려스러워”=이처럼 전국에서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지속되면서 지난 2월과 8월에 이어 3차 대유행이 오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월 중순이 되면서 겨울이 시작되는 추워진 날씨에는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의 증식이 더 활발해진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월 대구 신천지나 8월 집회를 통한 대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올지는 알 수 없으나 오히려 소규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더 큰 위험 신호로 보고 거리두기 조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와 함께 다시 나빠진 미세먼지 상황도 위험 요인이다. 김 교수는 “중국의 공장이 멈추면서 잠잠했던 미세먼지 농도가 최근 중국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다시 나빠지고 있다”며 “미세먼지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발현율을 높인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겨울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3차 대유행이 오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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