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두둑한 주머니=활발한 의정활동?…'국회의원 후원금'의 세계
- 작성자
- 임은차
- 작성일
- 20-11-15 07:02
- 조회
- 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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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의 후원금 모금 열기가 뜨겁다. 정치 후원금은 꼭 필요하지 않지만 활발한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다수 있다. 지난달 27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푼 줍쇼"라며 후원금 지원을 요청했다. /정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꼭 필요하진 않지만"…기대·역량·철학' 담긴 '돈'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한 푼 줍쇼."
다가오는 연말, '기부 시즌'인 요즘 한 정치인은 '솔직한 호소(?)'에 나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개를 숙인 사진을 올리며 후원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후원금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 의원은 본인 뿐 아니라 후배 초선 의원들의 후원금 계좌를 SNS에 게재하고 지지자들에게 후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앵벌이 단장'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적극적으로 후원금 모금운동을 벌였다. 현행법상 올해 당선된 지역구 의원은 최대 3억 원, 비례대표 의원은 1억5000만 원까지 정치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원금은 의원의 의정활동 다방면에 사용된다. 각종 세미나, 정책 간담회, 지역구 사무소 운영에도 활용돼 중요한 정치자금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각 의원들은 블로그·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 후원금 사용 내역은 중앙선관위로부터 철저한 감시를 받고 있어 '깨끗한 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법적으로 후원이 가능한 주체와 금액 한도, 세금혜택 또한 명시돼 있다. 법인·단체·공무원·교원·외국인은 후원 주체에서 제외되며, 1인 연간 500만 원까지 후원할 수 있다. 연말정산시 후원금 영수증을 제출하면 10만 원 이하 전액 환급, 10만 원 초과일 경우 일정 부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일부 의원들은 유튜브 채널 및 방송에 출연해 후원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강성범 TV' 갈무리
◆"지지자 후원금에 책임감 느껴…감사하다"
일찌감치 후원액 한도를 전부 채운 한 초선 의원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선거 때도 (지지자들이) 후원금을 다 모아 주셨다. 다 모으는 데 이틀 정도 걸렸다"며 "그렇게 선거 후원금을 많이 모아주신 것은 '국민들의 뜻을 국회에서 잘 관철시켜라', '입법활동 열심히 해라'란 뜻이기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의원은 "제 주변에 사실 큰 후원을 해주실 수 있는 분이 없다. 그래서 더욱 후원금이 절실했는데, 3천 명 가까이 되는 분들이 소액후원을 해주셨다. 소액후원자들이 많아서 그게 또 감사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특히 "지역구 의원 같은 경우는 사무소를 운영해야 하고, 현실적으로 정치자금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초선 의원들은 특히 후원금 모금이 쉽지 않아서 도움 주시는 분들의 후원이 격려도 되고, 큰 힘이 된다. 단순히 경제적 후원을 넘어서서 의정활동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되어 힘이 난다"며 웃었다.
이 의원은 후원금 모금 방법으로 '유튜브'를 적극 활용했다. 그는 "연말연시에 저와 같이 후원금 모금 방송을 해서 (다른 의원들을) 도와드리려고 하고, 다른 방송에 나가서 언급하기도 한다"며 "제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몇 분 모시고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강성범TV'에선 '정치 홈쇼핑'이란 코너가 마련돼 있기도 하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다수 여권 의원들이 나와 자신을 소개하고, 후원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의원은 유튜브 활용에 대해 "아무래도 댓글 창이 있어서 소통하기 좋다"며 호평했다.
대부분 의원은 후원금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노골적인 후원금 요청을 비판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 9월 열린 국회 본회의. /이새롬 기자
◆정치 후원금, 의원 하기 나름…'비판 목소리'도
후원금 모금액은 중진과 초선, 인지도에 관계없이 '천차만별'이다. 한 중진 의원실 보좌진은 "정해진 액수를 채우는 게 역량"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후원금만큼 더 활동할 수 있으니 중요하다"고 했다.
일부 중진 중 후원액 한도를 모두 채운 의원실에선 추가로 오는 후원 연락에 '초선 의원에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또 중진 의원이 초선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한다. 일례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전 지역구였던 세종 의원인 홍성국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그렇다면 후원금이 적을 경우 의정활동이 어려워질까? 한 초선 의원실 보좌진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의원실이) 돌아가긴 한다"고 했다. 그는 "힘들진 않다. 의원들은 정치자금도 있고, 국회에서 지원경비라고 사무실 운영을 지원하는 비용이 나온다"며 "후원금을 많이 모으지 못한다고 해서 정말 힘든 건 아니고, 일단 마련돼 있으면 언제 무슨 일이 있을 때 신속히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의원들은 후원금 모금 요청을 아예 하지 않는다. 한 야당 의원실 보좌진은 "일반 시민들이 지역 고충을 해결받았을 때 고마운 마음에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따로 (후원 모금을) 말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원금 모금에 발 벗고 나서는 분들도 있지 않나. 우리 의원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역구 사무실 운영에 영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따로 없다. 우리 사무실은 (시세가) 낮은 지역에 있다. 매우 오래된 곳이고, 인력도 적다"며 "돈이 많이 들지 않아 후원금이 많이 필요하진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원은 정말 어려운 문제다. '우리 후원 좀 해주십쇼'라고 할 수 없다. 의원은 더 하기 어렵다"고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구걸(?)하는 게 좋아보이진 않는다. 의정활동이라고 하지만 결국 본인 돈 쓰려고 하는 것 아닌가. 월급도 많이 들어오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자발적 후원이 있음에도 그렇게(홍보)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어떤 의원은 힘들어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한다. 나는 이게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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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하진 않지만"…기대·역량·철학' 담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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